“관악산 연주암에 오니 참 좋지요” 0
 작성자: 최고관리자  2015-07-03 10:55
조회 : 17,258  

바라는 소원 이곳 연주암서 발원

‘신행문화 발전 순례’ 이어가시길

관악산 올라 꽃보고 스님도 보고

맑은 계곡 물소리 새소리 들으니

삼라만상이 부처님으로 다가오고

 

‘부처님 미소’ 띤 암자대중 모습에

힘겨웠던 기억은 온 데 간 데 없어…

  
누군가를 그리워해본 적이 있는가, 아니면 주인을 그리워해 본 적 있는가? 여든 넘은 노보살님들도 그런 마음이 있어서 험난한 산길을 무난히 오른 것일까. 연주암 법당 앞 남녀노소 누구에게도 힘든 기색이 없다.

‘선묵혜자 스님과 마음으로 찾아가는 108산사순례기도회’는 경기도 과천시 관악산 연주암에서 ‘제103차 산사순례법회(4월9~11일)’를 여법하게 봉행하였다. 전국의 각 법등에서 출발한 순례버스가 과천시 연주암으로 오르는 등산로 입구 주차장에 도착한 시간은 이른 아침이었다. 먼 길을 달려왔지만 또 다시 연주암으로 오르는 만만찮은 산행이 우리 회원들 앞에 놓여 있었다. 젊은 회원들에게는 그리 무리가 되지 않는 산행이겠지만, 노(老)보살님들이 험준한 관악산 연주암으로 오르기란 결코 만만찮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등산로 입구에서부터 펼쳐진 사월벚꽃이 순례자들의 피곤한 마음을 조금은 덜어 주었고 산을 오르자 산사 곳곳에는 아름다운 꽃들이 지천으로 피어 있었다. 계곡에서는 맑은 물소리가 흘러 마음은 그지없이 상쾌했다.

나는 3일 내내 회원들과 함께 등산로 입구에서부터 산행을 시작했다. 산사를 오르는 와중에도 힘들어 하시는 노보살님들을 만나면 격려하고 때론 함께 사진을 찍으면서 오르니 전혀 힘들지 않았다. 우리 회원들 중에는 아들과 함께 순례를 다니는 광명 1법등 안경순 보살님이 있다. 여든 세 살의 이 노보살님은 언제나 큰 아들과 함께 순례를 다니는데 연주암 순례도 만만찮은 길이라 아들이 함께 한 것이다. “연로하신 어머님이 연주암 순례를 하시는데 아들로서 그냥 볼 수가 없어 함께 왔습니다.” 그의 얼굴에서는 화사한 미소가 흘러나왔다.

  
부처님탄생지 네팔 룸비니에서 채화해 온 ‘평화의 불’을 모시고 도량으로 들어오는 108산사순례기도회 회주 선묵스님(앞줄 오른쪽)과 연주암 주지 탄묵스님.

이밖에도 여든이 넘으신 노보살님들도 꽤 많은데 다리가 불편했던 한 보살님은 산행하는데 만 무려 3시간이나 걸렸다. 순례를 회향하여야 한다는 굳은 신념이 이 노보살님을 한발 한발 연주암으로 오르게 했던 것이니라. 물론, 이 노보살님들은 여든에 순례를 시작한 것이 아니라 순례가 9년이나 흐르다 보니 어느새 그렇게 세월이 흘러가버린 것이다. 이러다보니 우리 회원들의 사이는 마치 친구 같고 다정한 오누이 같은 도반들이 대부분이다. 어디 9년이란 세월이 그저 흘러간 시간에 불과하겠는가.

나는 산행을 하다가 잠시 계곡의 약수터에 앉아 목을 축였다. 회원들의 화사한 미소가 봄 햇살에 묻어 향기로 번져 나간다. 산을 오르다가 잠시 길을 멈추고 3일 동안 매일 108명의 회원들과 함께 추억의 사진을 찍었다. 회원들의 수가 워낙 많다보니 일일이 사진을 함께 남기기란 힘들었는데 이 기회를 빌어 회원들과 산중에서 사진을 찍었던 것이다. 이것도 하나의 지혜가 아니겠는가.

관악산은 예로부터 개성의 송악산, 파주의 감악산, 포천의 운악산, 가평의 화악산과 더불어 경기의 오악(五嶽)으로 불러졌다. 곳곳에 드러난 암봉들이 깊은 골짜기와 어울려 험준한 산세를 이루고 있다. 도심에서 가까워 가족들이 등반하기 좋은 산이지만 전국의 각 법등에 있는 우리 회원들이 연주암을 순례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이 또한 108산사순례가 있기 때문이리라.

연주암(戀主庵)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연주대이다. 조선 태조가 무학대사의 권유로 의상대 자리에 석축을 쌓고 그 위에다 암자를 지었다고 한다. 이름 그대로 ‘주인을 그리워하는 암자’라는 뜻을 담고 있다. 누구를 그리워하고 있는 것일까. 고려의 충신인 강득룡과 서견, 남을진 등이 고려가 망하자 고려의 수도였던 송도를 바라보며 통곡하여 이름을 지었다는 설과 조선 태종이 셋째 아들인 충녕대군에게 왕위를 물려주려고 하자 첫째 아들 양녕대군과 효령대군이 왕위에 대한 미련을 버리고 이곳에서 수행하면서 의상대를 연주대로 관악사를 연주암으로 각각 불렀다는 설이 있다. 어떻든 연주라는 이름은 연민을 불러일으키게 한다.

연주암 입구에 들어서자 연주암 주지 탄무스님과 대중들이 마중 나왔다. 수려한 관악산의 연주암에 올라서자 상쾌한 봄바람이 가사를 적셨다. 또한 부처님의 미소를 하고 있는 대중들을 보자 우리 회원들의 힘들었던 고행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나와 주지 스님은 부처님 진리사리와 평화의 불을 가슴에 안고 일산을 쓰고 나아가자 회원들도 일심으로 합장하며 그 뒤를 천천히 따랐다. 회원들은 좁은 절 마당 곳곳에 자리를 잡고 여느 때처럼 108 기도에 들어갔다.

“먼 길을 달려와 이렇게 한결같은 마음으로 부처님 앞에 서서 기도를 하옵니다. 이 기도의 순간만큼은 탐진치 삼독(三毒)을 모두 내려놓고 간절하게 서원하옵니다. 일심으로 정진하여 부처님의 가피가 상서로운 빛처럼 사바에 비추기를 내 이웃이 모두 안락하도록 지극정성으로 발원하나이다. 불보살님이시여, 내 아이들이 언제나 하는 일마다 뜻대로 이루어지도록 지극정성으로 발원하나이다.”

회원들이 기도를 마치자 법문을 했다.

“여러분 이 관악산 연주암에 오니 참 좋지요. 저는 3일 내내 등산로 입구에서부터 회원들과 함께 산행을 하였습니다. 때론 가사가 흠뻑 땀으로 젖었지만 우리 보살님들과 함께 산을 오르니 참으로 행복하였습니다. 이것이 바로 산사순례의 기쁨이 아니고 또 무엇이겠습니까? 꽃도 보고 스님도 보고 그리고 맑은 계곡의 물소리와 새소리도 들으니 삼라만상이 모두 부처님 아니겠습니까. 먼 길을 달려온 보람이 있지요. 저는 우리 노보살님들과 함께 산행하면서 참으로 많은 행복감을 느꼈습니다. 사실, 바쁜 일상 속에서 억지로 시간을 내지 않으면 이런 깊은 암자를 순례하기란 힘듭니다. 하지만 순례를 해야 한다는 강한 신념이 오늘 이 연주암을 오게 한 것입니다. 그러니 이 순간만큼은 모든 근심과 걱정을 내려놓고 오직 부처님께 지극정성으로 기도를 하셔야 합니다.”

103차 경기도 과천시 관악산 연주암 순례에서도 어김없이 국군장병을 위한 초코파이보시와 108 다문화 인연맺기, 108 선묵장학금, 108약사여래보시금, 108 효행상 시상 등을 가졌다. 또한 주지 탄무스님께서 북녘동포를 돕기 위한 공양미 모으기에 40kg 22가마를 보시했다. 특히 연주암 주지 탄무스님께서는 우리 회원들이 산을 내려가면서 배가 고플까봐 간식으로 떡을 보시해 주셔서 정말 감사했다. 돌아오는 길, 농촌사랑직거래 장터에서 가족들을 위해 특산물을 샀다. 

■ 108산사순례를 맞이하며

  
 

‘선묵혜자 스님과 함께 마음으로 찾아가는 108산사순례기도회’ 회원들이 경기도 과천시 관악산 연주암에 순례오신 것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이른 새벽, 부산, 경주 등 먼 곳은 물론 전국의 각 지역에 있는 회원들이 이 과천으로 오시느라고 수고 많았습니다. 그것도 모자라 고단한 길임에도 불구하고 두 시간의 산행을 거쳐 이 연주암에 오셨으니 주지로서 정말 고마운 생각이 듭니다.

저는 지난 3일 동안 참으로 놀라운 광경들을 눈으로 직접 보았습니다. 노보살님들이 오직 신심 하나만으로 불편한 몸을 이끌고 오시는 것을 보았습니다. 사실, 이곳 연주암으로 오는 길은 만만찮은 길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지극정성으로 기도를 하시는 모습을 보고 또 한 번 놀라웠습니다. 이런 불교신행단체가 한국불교에 자리하고 있다는 사실이 저로서는 적잖이 놀라웠기 때문입니다. 이제 그 회향의 때가 멀지 않았지만 이런 순례는 계속돼야 합니다. 그래야만 한국불교의 신행문화가 발전이 되지 않겠습니까.

현재 연주암은 산정(山頂)에 자리한 가람답게 기도도량뿐만 아니라 선찰(禪刹)로서 널리 알려져 있고 관악산을 즐겨 찾는 이들에게 이미 잘 알려져 있는 사찰이며 연주대와 함께 관악산의 명소로 손꼽히는 곳이기도 합니다. 또한 가람의 면모를 갖추기 위해 회주이신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스님을 비롯한 대중들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 곳입니다. 이러한 곳에 ‘108산사순례기도회’ 회원들이 을미년 사월 연주암을 찾아 주신 것은 모두 소중한 법연 때문이라 생각됩니다. 바라는 소원을 이 연주암에서도 발원하고 하시는 모든 일이 원만 성취되고 108산사순례기도회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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