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울타리 넘어 자리이타행

“함께 나누는 아름다운 동행”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스님이 지난 2013년 7월 자비나눔 방문지로 선정된 화성 브론코기념병원을 찾아 난치병 어린이들을 격려했다.

매달 소외된 이웃을 직접 찾아 위로와 격려를 나누고 있는 공익법인 아름다운동행의 자비나눔사업의 모토는 ‘더 낮은 곳으로, 더 많은 곳으로’다. 불교의 울타리에서 벗어나 넓은 세상, 고통 받고 있는 이웃의 아픔을 외면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분별심을 버리고 참된 자비 실천으로 소외된 이웃과 함께함으로써 자리이타(自利利他)의 보살행을 실천하는 셈이다.

사회 다양한 곳에서 보다 어렵고 힘든 사람들의 목소리를 듣겠다는 취지로 시작한 아름다운동행의 자비나눔 방문이 싹을 틔운 것은 지난 2009년부터다. 아름다운동행 이사장인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스님은 취임 직후 ‘용산참사’ 현장을 찾아 재개발에 반대하는 철거민과 경찰과의 대치과정에서 희생당한 사람들을 위로했고, 이는 시민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종단 수장으로서 대사회활동을 적극 펼치려는 자승스님의 확고한 의지와 아름다운동행의 나눔문화 확산에 대한 기치가 맞아 떨어지면서 가까운 현장에서 이웃의 아픔을 보듬기 위한 행보는 꾸준히 이어져왔다.

자비나눔사업으로 현재(10월6일 기준)까지 방문한 곳만 해도 총 50곳이 넘는다. 지원금만 해도 약 4억여원에 달한다. 보육원과 요양원, 병원, 학교, 경찰서, 소방서, 교도소, 군부대 등 발길 닿는 곳이면 가리지 않고 찾았다. 아동, 청소년, 노인, 장애인, 다문화가정 등에 국한되지 않고 시류에 따라 방문 대상도 다각화했다. 가톨릭 신자로 알려진 ‘직지(直指) 대모’ 박병선 역사학자를 비롯해 단식농성을 벌이던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 생계 위협을 받고 있는 외국인 이주노동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원폭피해자, 북한이탈주민, 한센병 환자 등 도움이 필요한 이들을 품으며 ‘함께하는’ 아름다운동행의 이미지를 키웠다.

아름다운동행의 자비나눔방문이 더 특별한 것은 보여주기식을 지양하는 ‘진정성’에 있다. 동행은 자비나눔방문이 종단과 협업으로 이뤄지는 일임에도 불구하고 전시성, 선심성 사업의 성격을 과감히 버렸다. 때문에 별다른 홍보 없이 조용히 비공개적으로 추진되는 일도 많다. 종단 수장이 직접 이슈 현장을 방문한다는 것만으로도 세간의 이목을 충분히 끌 수 있지만, 홍보성 행사의 성격을 띨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이왕이면 더 낮은 곳, 절실한 곳으로 구석구석을 찾아 이웃에게 한 발 한 발, 성실하게 다가가는 것이면 족하다는 것이다.

방문 대상지 1곳을 선정하기 위해 수차례 회의와 토론을 거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방문 대상지는 조계종 총무원 사회부와 사회복지재단과 함께 선정한다. 기금을 조성하고 모금하는 일은 아름다운동행이 전적으로 맡아 진행하지만 총무원장 스님의 대사회활동과 연계된 만큼 유관 기관들과의 논의를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아름다운동행 관계자는 “자비나눔방문은 종단 대사회활동과 함께 추진되고 있지만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의 가장 아픈 곳을 치유하고자 하는 불교의 나눔문화를 알리는 일”이라며 “무엇보다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이웃들을 발굴해 그들을 직접 품어 안는 순수한 나눔의 실천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