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지스님     

법문자리 > 주지스님
         
절집 한가위와 사찰음식 0
 작성자: 최고관리자  2010-08-13 11:27
조회 : 12,663  

고적한 사찰이지만 명절날 산사는 더욱 조용하다.
온 가족이 한자리에 모여떠들썩하게 웃음꽃을 피우는 세속의 분위기와는 대조적이다.잔치 집처럼 분주하지도 않고 바삐 움직이는사람들도 없다. 그렇지만 한가위 아침의 풍요와 여유
가 산사를 더 정갈하게 만든다. 쌀쌀맞은 스님들의 표정도 명절날은 그 미소가 정겹고 손길 또한 따스하다.비록 출가의 삶을 살아가지만 추석같은 명절에는 절 집의 사람들이 가족이며
친지들이다.명절날 스님들과 정담을 나누고 있으면 푸근한 인정이 느껴진다. 어쩔 수 없이 명절날은 가족들과 고향 생각이 난다.고향을 떠나 산 세월도 꽤 오래며 귀향은 이미 낯선 말이 되었고 설렘도 없다.가족에 대한 감정과 그리움이 메말라 버린 것은 아닌데 이상하게 출
가한 뒤로 고향은 드나 들 수 없는 통제구역이 되었다. 중국 선종사(禪宗史)의 걸출한 인물이었던 마조도일(馬祖道一)선사가 출가 후 고향을 방문했다고 한다. 고향 사람들로부터 따뜻한 환영을 받고 있는데, 그의 이웃집에 살았던 한 노파가 다가와서는“나는 대단한 양반이온 줄 알았는데 청소부 마씨(馬氏)의 아들이 왔구먼”하며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마조선사의 속성이 마(馬)씨였는데 노파는 용케 기억하고 있었던 것이다.이 말을 듣고 마조선사는 장난반 감상반으로 다음과 같은 즉흥시를 지었다‘. 권하노니, 그대의 고향엘 가지마소. 고향에선 누
구도 성자일 수 없나니. 개울가의 옛 할머니 아직도 옛이름을 부르누나.’큰 인물이 될수록 고향을 찾지 말라는 말이 있다.시쳇말로 체면이 구겨지지 때문이다.스님들도이런 이유 때문에 고향을 찾지 않는 것은 아닐까. 어쨌거나 나뿐만 아니라 스님들 대부분은 고향을 향해 발길
을 잘 돌리지 않는다.삶의 방식이 틀리고 인생의 길이 다르다는 것은 공유할 수 있는 영역이 줄어드는 것이나 마찬가지. 구름처럼 떠도는 사람에게는 머무는 곳이 고향이다.출가 수행자에게 고향의 진정한 의미는 주어진 곳이 아니라 만들어 가는 곳이다.그래서 수행자가 만들어간 수행도량에서도 추석 음식이 있기 마련이다. 풍성한 수확의 계절에 곳간 살림이 여유로워지기는 사찰도 마찬가지. 평소 검소하고 정갈한 소찬에도 윤기가 돈다. 한가위를 맞아 부처님 공양으로도 올리고 큰 스님 별미로도 올리는 사찰음식은 맛도 있고 멋스럽다.무엇보다 주 재료로 쓰이는 버섯 연근 토란등 재료가 몸에 좋은 알카리성 식품인데다 인공감미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조리해 몸에 좋은 건강식이다.육류대신 식단에 오르는 산나물 버섯 연근 등은 칼로리가 높지 않아 사찰음식은 다이어트에도 딱 좋은 음식이다. 가을철 사찰에 자주 등장하는 연근은 녹말 당질이 주성분이며 아스파라긴산 알기닌산등 아미노산이 들어있으며 레시틴과 펙틴도 많아 피로회복 정신안정에 좋다. 머리를 맑게 해 공부하는 학생에게 좋으며 미용건강식으로도 좋다.연근과 함께 연씨도 사찰음식에 중요한 재료이다.
연씨는 특이하게 연밥이라고 불리는 씨주머니가 연꽃 옆에 나란히 맺어진다.꽃과 씨가 나란히 있어‘부처와 중생이 따로따로’가 아니라는 상징으로도 쓰인다.연씨는 사찰에서 고된 수행을 가능하게 해주는 자양강장식품으로 여겨졌을 정도로 영양이 풍부하다.번식력이 엄청나
3,000년이 지난 뒤에도 꽃을 피울 수 있다고 한다.또한, 육식을 못하는 수행자들이 대신 영양을 섭취하는 것이 버섯과 콩으로 만든 두부가 있는데‘밥에서 나는 고기’로 불리는 버섯 콩은 대표적인 알카리식품. 버섯은 혈액의 콜레스테롤을 저하시키며 항암작용을 한다.스님들이 들깨기름을 아침 저녁으로 마시는 것처럼 들깨는 사찰음식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재료다. 비타민과 철분이풍부해 혈액순환 빈혈 피로회복등에 좋다. 또 동맥경화의 예방과 치료, 여성 피부미용에도 좋다고 하니 가을철 한가위를 맞아 사찰음식을 제대로 배워 가족과 이웃이 함께 나누면 어찌 복되지 않겠는가!

 

등록된 의견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