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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복신앙 3
 작성자: 최고관리자  2013-07-19 12:02
조회 : 13,350  

할머니나 어머니들이 절에서 지극정성으로 기도를 합니다. 자손이 잘되기를 기원하고, 자녀가 원하는 학교에 들어가기를 기원하며, 재앙과 고난과 고통을 제거해 달라고, 행복과 건강을 가져다 달라고, 마음에 자비와 사랑의 마음이 일어나게 해달라고, 용기와 희망을 달라고, 계획한 일을 취해달라고 기도합니다.

이렇게 매사에 모든 일이 잘되기를 비는 일을 참불교가 아니라며 배척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불교는 복을 비는 종교가 아니라는 것이지요. 복을 비는 종교가 아니라 복을 짓는 종교이며, 신에게 무엇을 비는 종교가 아니라 내

안의 초월적 능력을 발견하여 사용하는 것이 불교라는 것입니다. 맞는 말입니다.

그렇지만 불보살에 의해 얻어지는‘가피’라는 말은 내안의 것이 아니라 밖에서 주어지는 것입니다. 불교에서 가피를 위한 기도법은 사제나 영매 같은 대행자를 내세우거나 공물을 바치는 의례가 아니라 마음을 정화하는 불교 수행법의 하나이기 때문에 마음을 닦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특히 사시마지와 조석기도 때 일반적으로 행해지는 천수다라니의 염송과 기도는 그 속에 예배, 찬탄, 발원, 참회, 주력, 칭명 등 모든 수행법이 집대성되어 있기 때문에 불교수행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궁극적으로 고통을 소멸시켜준다면 그것은 자력이든 타력이든 상관없습니다. 현실적으로 모두가 마음을 깨쳐 부처로 존재하지 않는 한 불보살의 가피를 얻고자 하는 태도가 잘못된 것일 수는 없습니다. 특히 타력신앙의 장점

중 하나는 즉 자아를 비우는 위치에 둔다는 데 있습니다.

이 비움은‘무아’의 한 모습입니다.

이처럼 가피가 자신의 노력이나 수행의 결과가 아니라 전적으로 불보살에게 맡겨져 있다는 사실은 자기의식의 편견과 왜곡 그리고 오만을 없앨 수 있는 좋은 방편입니다. 그러므로 불보살의 가피는 초월적 존재에 대한 종속이 아니라‘무아’의 체현이며‘타자로의 열림’과‘겸손’을 가져다줍니다.

물론 기복 활동은‘주는 자’에 대한 집착을 야기할 수 있습니다. 타력신앙은 초월적 존재에 대한 의존이라는 면에서 어떤 대상에 대한 집착으로 변할 여지가 있습니다. 이 때문에 지금까지 기복신앙이 미신으로 치부되었지만

집착은 자력신앙에서도 일어납니다.

오히려 자력신앙은 근대적인 자아 관념과 결부되어‘자아’라는 상에 고착될 우려가 있으므로 선 수행에서도‘의식적으로 깨달음을 기다리지 말라.’고 경계했습니다. 자력신앙이건 타력신앙이건‘구한다’거나‘얻는다’는 생각을

버려야 하지만 근대적 자아에게 자력신앙이 비록 더 친밀하다 하더라도 의식의 수동성을 강조하는 타력신앙이 자아의식의 기만을 극복하는 데 더 적합할 수 있습니다.

기도는 더 높은 존재로의 열림을 통해 무아를 체험하며, 그것은 불법에 대한 확신을 심어주고 실제적인 변화를 가져다줍니다. 이 과정을 거쳐 인간은 더욱 윤리적인 존재가 되며 삶의 종교적 차원이 열리게 됩니다.

 

의견 1
정해옥
합장  삼배 올립니다    ㅇㅡㅇ   13-07-19 14: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