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의 순환은 어김이 없습니다. 겨울의 매서운 바람이 차갑습니다.
또 다시 새해가 밝았습니다. 모두 건강하시고 슬기롭게 겨울을 극복하고 새해를
새 희망으로 설계하시기 바랍니다.
올 한해를 되돌아보니 여기저기 조화롭지 못한 개발로 지구가 시름에 잠긴 듯합니다.
욕구 충족과 욕망 달성만을 위해서 생태계의 균형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는 즉흥적이며
무차별적인 개발이 인간에 의해 요즘 이어지고 있습니다.
서로 의지해 존재하는 생명체들의 특성을 무시한 이러한 개발은 지구촌의 운명에
위기를 가져올 것입니다. 지구를 건강하고 건전하게 지키려면 생태계가 균형을
이루어야 합니다. 생태계의 균형을 위해서는 자연계의 다양한 생물 종이 유지돼야 합니다.
균류는 식물의 뿌리를 부양하고, 식물의 잎은 곤충을 먹여 살리고,
곤충은 새를 부양합니다. 이처럼 모든 생물은 제각기 서로 연기하며 존재합니다.
어느 종 하나라도 홀로 존재할 수는 없습니다.
인간은 여러 생물 종을 파괴하면서 번영을 이루어 왔으나, 이것은 실은 지구를 점점 죽이며
지구의 숨통을 죄는 작업입니다. 생물 종의 다양성의 파괴로 발생하는 생명사슬의 붕괴는
인간마저도 멸종의 길에 들어서게 합니다. 이러한 사실을 일찍이 간파한 부처님께서는
생명의 존엄성과 살생에 대한 과보를 경전 곳곳에서 말씀하고 계십니다.
《중아함경》에서는,
생명과 존재들에 대한 친절함이 없는 자는
나쁜 곳에 태어나게 된다.
《법구경》에서는,
모든 것은 폭력을 두려워하고 죽음을 두려워한다.
이 이치를 자기의 몸에 견주어
남을 죽이거나 죽게 하지 말라.
살아있는 존재란 미물로부터 인간에 이르는 생명을 지닌 모든 존재를 의미합니다.
부처님은 다른 생명을 자신의 생명의 소중함과 견주어 볼 것을 가르치셨습니다.
그러므로 불교에서는 생명을 빼앗는 것을 금합니다.
우리에게는 다른 생명을 보호해야할 소명이 있고 아울러 우리의 생명도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누구나 죽음과 생명의 파괴로부터 벗어나려 하기 때문이다.
《열반경》에서는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습니다.
비록 사람과 짐승의 귀함과 천함에는 차별이 있지만
생명을 보배로이 여김과, 죽음을 싫어하는 것의 두 가지에는
전혀 차별이 없다.
불교에서는 출가자는 물론 재가자까지도 모두가 생명을 죽이지 말 것을 계율로 정하여 분명히 하였습니다.
새해에는 내 이웃을 더 소중히 여기고, 자연환경에 더 많은 관심을 갖는 한 해가 되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