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추가 지나면서 아침저녁 선선하더니 이제는
가을이 성큼 다가왔습니다. 자연이란 이렇듯
어김없이 순환하는데 코로나19라는 질병도
사람 속에 깊이 왔으니 이제는 순환계로 돌아
갈 때가 되었기를 기대해 봅니다.
그러나 우리는 긴장을 늦추어서는 안 되겠습
니다. 세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은 그 어떤
것도 연기의 인연 고리에 의한 것임을 우리는
작금의 상황으로 너무도 잘 알게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인연의 고리를 만들지 않는 것이 가
장 수승한 것이겠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
이니 좋은 인연을 짓는 것이 중요하겠습니다.
부처님께서 깨달음을 이루신 후 두 명의 우바
새로부터 최초로 공양을 받으실 때와 사천왕
이 돌그릇을 각기 하나씩 부처님께 드리자 부
처님은 이 그릇 네 개를 포개어 사용하셨다고
합니다. 그 후 제자들도 부처님을 따라 네 개
의 그릇을 포개어 사용했는데 이 네 개의 그릇
은 그 크기가 조금씩 달라 차곡차곡 포개 놓으
면 그대로 하나가 되어 간편해집니다. 발우의
유래가 그러한대 발우공양의 정신을 보면
첫째, 발우공양은 지위의 높고 낮음에 상관없이
대중이 똑같이 나누어 먹습니다. 그러므로 만인
이절대평등하다는평등의식이담겨있습니다.
둘째는 각자 먹을 만큼 덜어먹기 때문에 늘 깨
끗하고 개인이 관리하므로 청결합니다.
셋째는 자신이 덜어먹은 음식은 남김없이 먹기
때문에 낭비가 없습니다. 발우공양의 특징 중
하나인 마지막으로 그릇을 행군 물까지 마시므
로 음식 찌꺼기나 쓰레기가 전혀 없습니다.
넷째는 모두 한 솥에서 지어진 음식을 함께 먹
는 공동체입니다. 일반적으로 공양을 마친 자
리에서 사찰의 크고작은 일을 논의하고 결정
하니 바로 민주주의 정신도 담겨있습니다.
마지막 다섯째, 음식이 만들어지기까지의 노
고에 감사하고 자신도 복을 짓고 덕을 쌓겠다
고 하는 복덕사상이 깃들어있습니다.
발우공양으로 병을 얻은 비구는 없었습니다.
과욕을 부리거나 정도를 벗어나지 않으면 신
체의 병을 부를 일이 없다는 반증입니다. 이러
한 순일한 마음을 지닐 때 코로나19 바이러스
는 누구도 해치지 못할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는 이미 오래전에 이러한 가르침을 우리에게
일깨워 주셨습니다.
절에서는 음식을 먹기 전에 공양게를 합니다.
이음식이어디서왔는가,
내덕행으로받기가부끄럽네.
마음의온갖욕심버리고,
몸을지탱하는약으로삼아
보리도를이루고자이공양을받습니다.
음식을 섭취하면서 맛있는 것 골라 이것저것
먹는 것이 아니라 몸을 지탱하는 약으로 삼아
먹을 만큼만 먹는 것입니다.
이것은 단순히 먹을 만큼만 먹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지구를 살리는 일입니다. 곧 우리
가 사는 일입니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듯이
야생동물들이나 식물들도 먹이가 눈에 있다고
다 먹는 것이 아니라 양이 차면 아무리 좋은
양식이 있더라도 외면합니다. 만일 양식을 다
먹어치우면 생태계가 파괴되어 결국 자신이
굶주려 죽게 됩니다.
그런데 인간의 탐욕은 절제를 하지 못하였습
니다.
보왕삼매경에 이르기를, “몸에 병 없기를 바라
지 말라. 몸에 병이 없으면 탐욕이 생기기 쉽
나니, 병고로써양약을삼으라”고 하였습니다.
코로나19로 더없이 푸른 하늘을 볼 수 있습니
다. 이것은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요?
지금 세계의 지성은 2,600년 전 부처님께서
행하신 발우공양의 정신을 오늘에 되살려 실
행해야 한다고 외치고 있습니다.
발우공양의 정신을 생활 속에 실행하기를 놓
지 말기 바랍니다.